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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4.06.10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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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편지

덤벙 주초(柱礎)

둥글넓적한 자연(自然) 그대로의 돌을 다듬지 않고 건물의 기둥 밑에 놓은 주춧돌을 덤벙 주초(株礎)라고 부른다.

어느날 오랫만에 내 얼굴을 본 할머니가 물으셨다.
“얼굴이 왜 그렇게 어둡냐?”
할머니는 한 쪽 눈을 실명(失明) 하셨고, 목소리를 통해서 사람을 분간하실 정도로, 다른 쪽 시력도 안 좋은 상태였다.

그런 할머니의 눈에 손자(孫子)의 힘든 얼굴이 비친 모양이다.

“너무 걱정마라. 때가 되면 다 잘 풀릴 거니께, 세상은 덤벙덤벙 사는 거니라.”

어떤 위로의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지치고 힘든 나였다.

하지만 덤벙덤벙 살라는 말은 꽤 인상적으로 마음에 꽂혔다.
물론 그게 어떤 삶인지는 정확히 알지 못했지만, 몇년이 흘렀다.

책을 읽다가 우연히 ‘덤벙 주초(柱礎)’란 것을 알았다.

강원도 삼척에 “죽서루(竹西樓)”라는 누각(樓閣)이 있다.
특이한 것은 그 누각의 기둥이다. 터를 반반하게 고르는 대신 터에 맞게 기둥의 길이를 달리한 것이다.

길이가 다른 17개의 기둥으로 만들어졌다.
숏다리도 있고 롱다리도 있다. 이렇게 초석(礎石)을 덤벙덤벙 놓았다 해서 ‘덤벙 주초(柱礎)’라 불린다.

순간 할머니의 말씀이 떠올랐다.
“세상은 덤벙덤벙 사는 거야...” 터를 반반하게 고르는 대신 터에 맞게 기둥의 길이를 달리 놓을 줄 아는 여유가 놀랍다.

그래서 할머니의 말뜻을 이렇게 생각할수도 있겠다. 세상은 평탄하지 않다. 반반하게 고르려고만 하지 마라 ‘덤벙 주초(柱礎)’처럼 그 때 그 때 네 기둥을 똑바로 세우면 그만이다.

그렇습니다.
세상은 언제나 가만있지 않고 흔들거립니다.
흔들리는 세상에서 중심을 잃지 않으려면 마음의 기둥을 잘 세워야 합니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습니다.
서둘지 말고,
조급하지 말고,
욕심부리지 말고,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자기만의 삶을 살아갈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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